기업 성패 조직의 단합이 좌우…동참해야 큰 힘 발휘
“전기요금 현실화 통해 합리적인 전기 사용 유도 필요”
통합사업본부 10개 지표 계량화…분기별로 성과 발표

“건설회사에서 운영회사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한전은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이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오늘날 한전의 모습은 ‘혁신과 도전’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최고의 역량을 보유하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그레이트 컴퍼니’ 달성을 위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빠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급격한 혁신에 의해 일부에서는 혼란을 겪고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과거와 현실, 그리고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심안으로 한전의 변화를 이끄는 이들이 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경험을 통해 습득하는 지혜야 말로 귀중한 삶의 자산이다. 이에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선인의 지혜를 되새기게 되고, 인생의 선배에게 자문을 구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송변전, 배전, 경영 등 다양한 직군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높이 평가받아 지난 2월 부사장직 겸임을 임명받은 김문덕 사업총괄본부장이야 말로 한전의 과거와 현재 및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77년에 한전에 입사한 김문덕 부사장은 부산전력관리처장, 전력연구원장, 배전처장, 송변전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사업 분야를 두루 섭렵한 전력계의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김문덕 부사장을 만나 한전의 현안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들어봤다.

변화의 흐름에 동참해야

“ 과거의 한전은 전력회사를 건설하고 전기를 공급하는데 머물러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시대는 아닙니다. 경제 비상 정국에서 전력수요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신성장사업을 개발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즉 건설회사에서 운영회사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한전도 이를 위해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전 김문덕 부사장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한전이 혁신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는 한전 직원의 하나된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성패는 한 조직이 얼마나 단합된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한전의 경우 비록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실패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에 부합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이에 시대의 흐름이 혁신과 도전이라면 과감히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는 것은 힘들지만 흐름에 몸을 맡기고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아울러 김 부사장은 한전의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기존의 규제와 틀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그동안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기 보다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울타리 안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져 그 안에서 안주하고 바깥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울타리는 우리를 보호해 주는 동시에 굴레이며 족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김쌍수 사장님이 취임하면서 외부시각에서 한전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기존의 규제와 틀을 부수기 위한 작업을 시행하면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이는 한단계 성장을 위해 반드시 겪는 통과의례와 같은 것입니다.”

김 부사장은 급진적인 변화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부의 시작과 외부의 시작이 어우러져 한전만의 새로운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면 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껏 안정적인 전력공급에만 집중해 왔다면 비용절감이라는 새로운 기업의 목표가 추가된 것이며, 이를 위해 한전은 최근 긴축경영 보다 더 강화된 상시 위기경영체제를 도입해 수익창출노력 및 고강도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을 전 직원이 함께 한다면 비로소 위기는 절호의 기회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비용절감만이 살 길이다

한전은 사업계획의 편성과 별도의 예산집행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TDR 및 공법개선 등의 노력을 통해 상시 절감방안을 강구하고 전력공급 안전성과 관련이 적은 사업 및 고비용 예산집행은 가급적 축소해 당면한 재무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김 부사장은 설명했다.

“한전은 최근 송전, 배전, 영업의 운영분야를 망라하는 통합사업본부제, 계통건설본부를 신설해 건설부문을 별도조직으로 분리한 조직혁신과 직위 공모제 및 전방위 보직제로 대변하는 인사혁신을 단행했습니다. 또한 기존업무의 제로 베이스에서 문제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혁신을 꾀하는 TDR(Tear-Down&Redesign)활동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본부 및 사업장 단위별로 구체적인 도전목표를 설정·운영함으로써 전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천해 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사적으로 도전적인 업무자세와 기업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구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김 부사장은 일정부분에서 전기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고 지적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기요금 현실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바 있으나 인상요인이 22%였던 점을 감안할 때 크게 미달되는 수준이며, 올해도 고환율로 인한 공급비용 상승으로 지난해 수준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현재 한전이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전기요금을 무조건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아울러 김 부사장은 전기요금 현실화와 관련해 정책적 협의가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의 경영위기가 전기요금 현실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전의 전기요금의 현실화를 주장해 왔으나, 흑자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의 인상을 추진하면 자칫 이속 불리기로 비쳐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적자경영 위기는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에 대한 근거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김 부사장은 국내 에너지 요금 산정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전기요금 현실화를 추진해 나갈 뜻을 밝혔다.

“국내 전기요금의 기준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산정돼 있습니다. 이와 함께 타 에너지(가스, 경유, 등유 등)를 연소해 전기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은 40%에 지나지 않는데, 일반 국민들이 기름을 아끼기 위해 혹은 사용이 편리해 기름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즉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합리적인 전기 사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전기요금 조정은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한 기업의 어려운 경영여건과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회사 내 담당부서인 기획본부에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업무 효율성 강화·경쟁력 제고

김쌍수 사장 취임 이후 단행된 한전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송변, 배전, 영업을 통합한 사업총괄본부 및 계통건설본부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사업관리총괄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 부사장은 한전의 조직개편이 Profit Center 달성의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새로운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전의 가장 큰 변화는 혁신과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첫걸음이 조직과 인사개편이었습니다. 특히 과거 송변전본부와 마케팅본부로 나눠 각각 송변전과 배전·판매분야를 관장하던 구조를 계획·건설과 운영이라는 기능적 측면에서 분리, 재편한 것은 직군간 벽을 허물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또한 수시로 교류하고 상호간 이해와 협력을 통해 현안을 공통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업무 효율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사업총괄본부는 영업처, 배전운영처, 송변전운영처의 3개처 11개팀과 13개 지역본부 및 1개 특별지사로 구성돼 있다. 2차 사업소를 포함하면 227개 사업소를 총괄하고 있는데, 본부 인원만 약 1만7300여명으로 한전 전체 인원의 약 83%를 차지하고 있다.

송변전, 배전, 경영 부분의 업무를 두루 섭렵한 김 부사장은 사업총괄본부의 수장으로 사업규모나 직군간을 통합하는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변화의 중심에서 이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영광이라고 전했다.

“송변전, 배전, 영업 분야가 통합된다고 할 때 문화적인 이질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기업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나아감에 있어 문화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나아 가려는 의지가 중요할 뿐입니다. 오히려 계통운영업무 특성상 송변전운영처와 배전운영처는 고장, 손실, 정전시간, 전력확보, 재해재난, 안전 등과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에 송변전, 배전 설비 운영 및 전력 판매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되면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중복 업무로 인한 경제적·시간적 손실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김 부사장은 올 한해 △심야전력 수요의 합리적 관리 △구역전기사업제도 폐지 △전력운영상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원가 이하의 요금으로 운영중인 심야전력의 수요가 고유가로 인해 증가함에 따라 적자폭이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심야전력요금 현실화와 함께 상황이 변동될 때까지 신규 접수를 잠정중단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 당초 사업 도입 취지와 달리 전력설비의 중복투자 및 사업자의 단순재판매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구역전기사업제도의 폐지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김 부사장은 전기의 흐름과 품질, 현금의 흐름 및 경영목표 추진성과를 리얼 타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DOR(Daily Operation Report)시스템을 구축해 비용대비 수익 등 회사의 운영상황의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파악 대처토록 해 위기대응능력은 물론 전반적인 효율을 제고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김 부사장은 13개 대통합본부 및 1개 특별지사 시스템 운영과 관련해 통합본부 및 지사의 경쟁체계를 강화해 고객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전기품질 유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Profit center 개념을 도입해 치열한 경쟁체제로 출발하는 첫 해인만큼 무한경쟁을 유도해 목표달성을 위한 실행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끝으로 김 부사장은 비용절감, 정전시간 감소, 규정전압 유지, 선로손실률 감소, 수금률 향상, 고객만족도 제고 등 10개 지표를 계량화 해 분기별로 성과를 발표하고 부진항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방침으로, 이는 궁극적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전기품질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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