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그리드 추진에 씽크탱크 역할 할 것
실시간·양방향 수요자원 운영시스템도 구축
‘전력거래소’ 고유 브랜드 슬로건 개발 방침

전력거래소는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과 함께 전력시장 운영을 위해 출범한 비영리특수법인이다. 그런데 발전분할까지는 이뤄졌지만, 궁극적 목표였던 배전부문 분할이 중단되면서 전력거래소의 역할도 재조명되게 된다. 이에 전력거래소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특히 전력거래소 오일환 이사장은 기존의 계통운영 및 전력시장 운영 업무 외에 새로운 업무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그가 강조하는 다섯 가지 신규업무 추진 계획을 직접 들어봤다.

올 초 전력거래소 오일환 이사장은 본인은 물론 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올해 추진할 사업 목표를 적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도출된 과제가 이사장 및 전무, 부서장 각 5개 과제, 사업소장 4개 과제, 팀장급 각 2개 과제 등 총 110여개에 이른다.

“이 과제들을 모두 책상 앞에 붙여놓고, 하나하나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평가까지 할 생각이 없었는데,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실적을 평가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평가 점수 중 과제 난이도가 20%, 달성도가 30%인데 비해 노력도가 5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오 이사장은 평가만을 위한 평가를 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110여개 과제 중 오 이사장 자신이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향후 전력거래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다섯 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지능형전력망(Smart Grid) 추진 계획이다.

“IT기술의 융·복합화를 기반으로 발전에서 소비자까지 전 과정의 실시간 정보를 개방하고, 소비자가 반응 협력하는 신 전력시스템인 Smart Grid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올해 말까지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고요. 전력거래소가 Smart Grid 추진에 있어 씽크탱스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방침입니다.”

무엇보다 오 이사장은 Smart Grid 실현을 위해서는 실시간 가격신호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며, 전력거래소는 이 부분을 염두해 두고 중점적으로 노력을 펼칠 계획임을 밝혔다.

“이미 Smart Grid 기반 시장환경하에서의 전력거래소 대응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협력협정을 맺은 미국 PJM과 Smart Grid에 대한 협력방안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오일환 이사장은 배출권거래를 전력거래소가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펼쳐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거래소(구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환경부와 MOU를 맺고, 배출권거래소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배출권거래를 전력거래소가 담당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로 오 이사장은 지난해 발전5사를 대상으로 제1차 배출권 모의거래를 시행했는데, 전력공급부족 및 가격급등의 결과가 도출됐다는 점을 들었다. 즉 전력시장운영과 배출권거래와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것. 이에 발전부문을 커버할 수 있는 전력거래소가 배출권거래를 맡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치다.

“전력거래소가 담당해야만 이산화탄소 배출 발전사업자의 실시간 감시를 통해 전력시장가격의 급등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전력거래소가 배출권 거래를 담당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고요.”

이에 오 이사장은 올 상반기 중으로 제2차 배출권 모의거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는 발전5사는 물론 민간발전소까지 일부 참여시키고, 선물거래도 일부 시행하는 방안으로 추진할 계획이란다. 즉 더 많은 정보와 문제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오 이사장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당위성 및 우위성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펼쳐 올해 배출권 시범운영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오 이사장은 올해 수요자원시장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수요자원시장은 전기소비자가 입찰한 가격을 기반으로 지원금단가, 부하감축량 및 부하조절 시기를 결정하는 선진적 부하관리 체계로, 지난해 전력거래소는 시범운영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에는 하계 부하관리체계 개선으로 240만kW의 부하를 감축할 계획입니다. 이는 LNG 발전기 5대의 감축 효과와 맞먹는 양입니다. 여기에 지원금 입찰제에 의한 수요자원시장 확대로 하계에 35만kW의 부하를 감축할 예정입니다.”

특히 오 이사장은 실시간·양방향 수요자원 운영시스템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네 번째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전력거래소를 아는 사람이 없어요. 한전 산하기관이라고 물어보는 사람 아니면, 그냥 중소기업인 줄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이에 전력거래소의 브랜드 슬로건을 개발해, 일반 소비자들이 이것만 보더라도 ‘아, 이런 일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 일환으로 오 이사장은 최근 명함도 다시 제작했다고 한다. ‘한국전력거래소’에서 ‘전력거래소’로 ‘한국’을 뺏다고 한다. 한전의 자회사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특히 앞으로 홍보시 회사 명칭을 전력거래소로 일원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오 이사장이 제시한 다섯 번째 과제는 지속가능한 조직발전을 추구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전력거래소의 경우 이미 조직도 13% 축소됐고, 인력도 2012년까지 작년말 대비 12%를 감축해야 한다. 올 예산도 전년대비 11.3%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조직발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조직내 인적자원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보직 경쟁제도를 도입하는 부분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업무성과와 보상의 연계를 강화하고, 희망퇴직제도를 신설하는 등 지속가능한 조직 발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오일환 이사장은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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