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설 확충 따라 기자재 수요 증가 전망
신재생E 사업엔 10년간 1500억 달러 투자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후보가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꺾고 제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제 세계는 경제 회복을 최고의 목표점으로 밝힌 그가 앞으로 경제 분야에 있어 어떠한 정책을 펼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의견을 종합해보면 오바마 당선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무역을 찬성하지만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자국 산업 보호·육성과 노동·환경기준 강화를 구실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KOTRA측은 무역협정 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반덤핑, 상계관세 부과 등)가 강화될 전망이고,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 환율 조작에 대해서도 부시 정부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분명한 것은 오바마의 경제 정책이 산업별로 극심한 희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오바마의 당선이 신재생에너지, 전력기자재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미국의 경제 정책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및 전력기자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KOTRA가 최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봤다.


보호무역주의 고개 든다

KOTRA는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미국 현지 학계, 업계 및 미국진출 우리나라 기업 관계자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긴급 인터뷰를 실시했다. KOTRA는 최근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극복과 노동·환경 기준 강화를 구실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OTRA의 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의 전반적인 통상정책이 공정무역을 내세운 보호무역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마바 당선자가 2007년 중국 등 비시장경제국가 수출품에 보조금 지급 및 환율 조작 시에 상계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공정통화법(Fair Currency Act of 2007)을 발의한 만큼, 환율 조작에 대해서도 부시 정부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인터뷰 자료를 보면 “오바마 정부는 미국 중산층을 보호하고 미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미국 기업들의 해외 아웃소싱에 제동을 거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우려가 있다”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공화당과의 정책공조 필요성, 미국의 자유무역 리더로서의 역할과 미국 소비자 후생을 고려해 집권 초기의 보호무역주의 색채는 잦아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기자재·신재생업계 파란불

KOTRA는 이번 오바마의 당선으로 IT, 전력기자재, 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미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과 자국 산업에 대한 지원이 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관련기업에게는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인프라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전미 지역에 차세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 현지의 통신케이블 유통업체들은 전력시설 확충에 따라 전력기자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 통신·케이블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전력시설 확충에 따른 전선, 커넥터, 인슐레이터 등 전력기자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전력시설 수명이 50~60년에 이르러 상당히 노후된 상태이며, 의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전력시설 확충방안을 마련해, 향후 3~5년간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오바마 당선자는 향후 10년에 걸쳐 차세대 바이오 연료, 신재생에너지 상용화 촉진 사업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지난 10월 3일 의회 통과를 거친 금융구제법안 내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안이 포함돼 있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바마 당선자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RPS를 강제적으로 실시한다면 재생에너지산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OTRA측도 현재 주정부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산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RPS 등의 시스템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강제함과 동시에 인센티브 제도를 확충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풍력 터빈 및 베어링 등 부품, 태양에너지 모듈 등을 위주로 국내 기업의 대미수출이 확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철강 산업은 노란불

반면 자동차, 철강, 섬유산업은 국내기업에게 그리 우호적인 여건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OTRA는 오바마 정부가 자국 자동차산업에 대해 강력한 지원정책을 수립함에 따라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빅3에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부품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철강과 섬유산업은 외국산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많이 본 것으로 인식되는 산업으로, 특히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이 중국산이 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KOTRA 관계자는 “최근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자국 노동자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다”며 “보호무역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나라 역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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