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효율화 위한 개선 작업 강도 높일 듯
강한 승부근성·이기는 조직문화 구축 요구
“공기업이라도 비즈니스 원리 같다고 생각”

▲ 한전 김쌍수 신임 사장인 지난달 27일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Great Company’를 향한 한전 ‘김쌍수號’가 본격 출항했다. 김쌍수 사장의 취임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데는 한전의 현재 상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한전은 지금 원자재가 상승으로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있어서도 가장 중심에 서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과연 어떻게 극복하고, 또 어떻게 경영합리화를 이뤄 국민들에게 다가설지를 결정하고 추진해야 하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는데, 한전 사상 처음으로 민간 기업 출신 최고경영자가 된 김쌍수 사장이 어떻게 그 뒤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갈지 사뭇 궁금하다. 그 첫 번째 단서를 제공한 것이 바로 취임사였는데, 여기에는 ‘이기는 조직문화’, ‘강한 승부근성’ 등 조금은 공격적인 의사가 많이 언급 돼 있어 향후 그의 경영방침이 어떻게 한전에서 구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가가치 없으면 퇴출

▲ 취임식 후 열린 본사 처·실장 및 수도권 1차 사업소장과의 상견례에서 김쌍수 신임 사장이 홍혁 기획처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취임사에서 김쌍수 신임 사장이 밝힌 최종 목표는 한전을 세계 속의 ‘Great Company’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취임사에는 이러한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것과 앞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들이 포함돼 있었다.

김 사장은 최근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한전이 지속적으로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국민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소신을 밝혔다.

김 사장은 “21C 기업 가치는 인재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먼저 구성원들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Right People’ 즉,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실행력

▲ 김쌍수 신임 사장은 본사 처·실장 및 수도권 1차 사업소장과의 상견례에서 스피드 경영을 주문했다.
을 발휘하며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업무가 약 40% 정도인데, 부가가치가 있는 일을 하는 한편 낭비를 줄이고 부가가치가 발생하지 않는 업무를 과감히 줄일 것”이라고 밝혀, 한전의 경영효율화를 위한 개선 작업에 강도를 높인 것임을 내비쳤다.

이어 김 사장은 양질의 전기를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고객에게 공급하고 고객만족과 감동을 위해 연구하고 서비스를 차

▲ 김쌍수 신임 사장이 취임 후 전력그룹사 사장단과 오찬을 갖고, 향후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그룹사 전체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별화해 나갈 것임을 덧붙였다.
특히 김 사장은 “아무리 치밀한 경영전략이 있더라도 이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창의와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강한 승부근성과 실행력을 갖춘 이기는 조직문화를 구축할 것”임을 강조했다.

질적으로 일류 이끌 것

이러한 부단한 혁신활동을 통해 김 사장은 한전을 세계 속의 ‘Great Company’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즉 전 세계 전력회사 중에서 발전효율, 전력요금, 기술력, 서비스 질, 고객만족도, 업무의 투명성, 내부 시스템 등에서 일등 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매출에서 1위가 아니라 질적으로 일류가 된다는 의미라며, 이를 위해 김 사장은 5가지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김 사장은 향후 10~20년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중장기 에너지 전략을 설정해 미래 에너지원 예측 및 신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는 한편 연료의 장기 공급처 개발과 안정적 확보를 위한 투자를 할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송배전 투자의 효율화를 통해서 서비스의 Cost는 적정한지, 현 네트워크나 시스템은 최적인지 등을 점검해 매년 고객만족을 위해 혁신할 것임을 강조했다.

전력그룹사의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김 사장이 밝힌 세 번째 과제는 바로 일관된 그룹 형태로 나가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김 사장은 “한전의 모기업과 자회사의 관계에서 각종 업무의 중복 또는 혼선은 없는지 재점검해 모기업과 자회사가 일관된 그룹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째는 공기업이 이미지를 벗어 버리려고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각종 업무규정 및 규제에 얽매이지 않았는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는지 반성하고 비즈니스 본업에만 충실히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은 해외사업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김 사장은 “무릇 회사는 연간 10% 이상 성장해야 미래가 있으나 향후 전력판매성장률은 4% 이하로 예측하고 있어 매출신장에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내부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훌륭한 인재를 해외사업에 집중 투자해 매출신장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70%는 현장에서 경영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사장은 70%는 현장에서, 30%는 집무실에서 경영을 하는 현장경영을 실천하고, 현장에서 즉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속도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사장은 “나 개인이 한다면 못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한다는 의식으로 하면 못할 것이 없다”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반드시 해내고자 하는 열린 문화를 만든다면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모든 것이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노사관계의 형성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노조의 입장을 존중하고 미래 지향적인 의견은 적극 수용함으로써 상생의 노사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말했다.
김 사장은 “변화에는 어려움이 따르며, 고통을 수반하지만, 변화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모두 변화와 혁신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직접 전화해 물어보겠다

한편 취임식 후 이어진 본사 처·실장 및 수도권 사업소장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김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경영방식이 스텝을 통해 업무를 파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직접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사장은 “이처럼 다이렉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합리성을 이룰 수 있고, 그래야 본인도 생방송으로 현장을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보고도 e-메일로 주로 받는 편이며, 이에 보고사항은 메일 또는 전화로 해 줄 것을 당부했는데, 김 사장은 이래야만 문서로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스피드 있는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경영의 효율화라는 부분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불필요한 부분을 합리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언론에서 자신을 너무 강하게 표현해 실제 성격도 그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물론 강할 때는 강하게 나가지만, 부드러울 때는 부드러운 것이 자신의 성격이라고 말을 이었다.

비즈니스 원리는 똑같다

또 이어진 전력그룹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김 사장은 “사실 그동안 가전 부분에서만 일을 해 왔는데, 공기업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비즈니스의 원리는 똑 같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정말 옛날 공기업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도록,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쳐 나가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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