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E2급 상향 등 품질 향상 위한 근본 대책 마련
친환경개폐장치 적용·종합낙찰제 등 환경문제도 대처
업계, 신기술 개발로 해외경쟁력 확보 기회 만들어야

SF6 가스절연개폐장치(GIS, Gas Insulated Switchgear)는 변전소의 주요기기인 차단기, 단로기, 접지개폐기, 계기용 변압기, 변류기, 주모선, 피뢰기 등을 접지된 금속외함에 내장시키고 절연 및 소호특성이 우수한 SF6 가스를 충진, 밀폐해 전기회로를 구성, 분리 및 변경을 해주는 변전소의 핵심기기이다.

SF6가 사용되기 전에는 기름, 공기, 진공 등의 형식으로 진행돼 왔는데, 전력수요의 증가에 따라 변전설비는 점차 대용량화·고전압화되고, 반면 용지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져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필요했다. 그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바로 절연능력이 탁월한 SF6 가스를 이용한 개폐장치이다. 

GIS는 종래 변전설비와 같이 충전부가 노출되지 않고, 설치면적이 크게 줄어들며, 고신뢰성, 안전성, 설치공기의 단축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GIS가 필요로 하는 공간은 일반 기존 옥외변전소 공간의 10~1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방식인 셈이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현재 한전 변전소의 87% 이상이 이 GIS 설비로 구성돼 있다.

GIS는 변전설비의 핵심설비인 관계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품질 강화 노력이 동반되고 있다. 현재 한전에서는 25.8kV급부터 170kV, 362kV, 800kV급 등 다양한 GIS가 설치돼 운영 중에 있다.

이중 25.8kV GIS의 고장 발생율이 급증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나섰다. 우선 차단부에 해당하는 전기적 내구성 등급을 E2급(Maintenance free, 기대수명 동안 차단부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차단기)으로 단일화해 원천적으로 품질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E2급 GIS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변전소 건설단계에서부터 고품질의 GIS를 채택하기 위해 제작품질 향상 대책(안)도 마련했다. 조작기구부, 설비구조개선, 조작회로부, 유지보수 등 다각도의 방안을 담고 있다.

여기에 한전은 고장예방을 위해 GIS 예방진단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IS 설비의 기기점검 기준을 강화했다. 그동안 경력제로 운영돼 오던 변전전문업체제도가 자격인증제로 변경, 우수 시공인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제재사항도 한층 강화됐다. 변전전문업체의 경우 공사하자·작업자 과실에 의한 고장이 1회 발생시 6개월 입찰참가자격제한을, 2회 발생시에는 자격을 취소(1년간 재등록 불가)하고 제작사의 경우에도 중대고장 3회 발생시 자격이 취소된다.
한편 SF6 가스가 탁월한 절연능력을 자랑하지만, 지구를 온난화시키는 온실가스로 지정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되고 있다.

특히 한전은 SF6 Free 개폐장치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구매규격도 제정해 놓은 상태다. 당장 내년부터 신규 입찰 물량 중 15%가 친환경 개폐장치에 할당된다. 이와 관련, SF6 가스 CDM 사업도 추진된다. 또 SF6 가스 감축분을 가격으로 합산해 종합적으로 입찰하는 종합낙찰제도를 마련, 추진 중이다.

어떻게 보면 앞으로 GIS의 변신은 한층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전의 경우 품질 확보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내놓고 있지만, 최근 원자재가의 폭등 및 품질강화가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25.8kV GIS의 경우 등록업체 과다로 인한 저가입찰 만연 등으로 업체로서는 사실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방안은 한전만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 “예방비용 1원을 투자하면 100원의 실패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한전 오창수 송변전품질팀장의 말처럼 지금 투자를 통해 향후 고장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이룸으로서 엄청난 국가적 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신기술·신제품 개발로 업체 스스로 해외에서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는 것도 이번 변화가 제공해 줄 또 하나의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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