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부 유지·보수 필요 없고 접점교체 허용 안돼
기존 업체 연말까지 재인정시험 거쳐야 입찰 허용
제작 품질 향상·품질 결합에 의한 고장 최소화 기여

E2급 단일화로 제작 품질 제고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전체 GIS 고장 중 25.8kV GIS의 고장 비율은 무려 54%나 차지했다. 특히 25.8kV GIS 고장 원인을 보면 제작불량, 시공불량, 점검불량, 인적실수 등 여러 가지 있으나 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인 바로 제작불량(63%)이었다. 

특히 고장부위를 보면 메커니즘과 같은 동일개소에서 반복적으로 고장이 발생했다. 즉 제작사의 제작품질 향상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러나 이는 신규등록업체가 많고, 이에 따른 저가입찰로 기자재 품질 저하 우려가 상존해, 한전은 25.8kV GIS의 품질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기존 E1급·E2급 동시적용에서 E2급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내년부터 E2급 GIS만 입찰 가능

현재 25.8kV GIS의 사용등급을 보면 기계적 등급은 M2급(연속 개폐시험 1만회 개폐수명 유지)으로 M1급(연속 개폐시험 2000회 개폐수명 유지)보다 높으며, 진산 소전류 등급도 C2급(Very low probability of restrike)으로 C1급(low probability of restrike)보다 한 단계 높다.

하지만 차단부에 해당하는 전기적 내구성 등급은 E1급(Maintenance, 전기적 내구성이 요구되지 않는 등급, 기본 단락시험동안 차단기 접점 교체 허용), E2급(Maintenance free, 기대수명 동안 차단부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차단기, 기본 단락시험동안 접점 교체 허용되지 않음) 모두 허용이 돼 왔다.


이에 제작사에서는 굳이 E2급으로 제작을 할 필요가 없어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E1급으로 생산을 해 왔다.

한전에서는 고장이 다수 발생하자 근본적으로 제작품질을 높이기 위해 이를 E2급으로 단일화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IEC 규격 변경으로 어차피 재인정시험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기회에 E2급 단일화로 품질을 제고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를 위해 한전은 2007년 상반기에 제작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했으며, 공감대도 형성했다. 제작사의 경우 E2급 단일화 적용계획에 대해 특별히 이의는 없었으며, 단 적용 유예기간을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한전에서는 작년 하반기에 25.8kV GIS 구매규격 개정작업을 마치고, 기자재 구매 적용시점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내년 1월부터 적용키로 확정했다.
이를 위해 제작사는 올 12월말가지 E2급 25.8kV GIS 개발 및 재인정시험을 완료해야 하며, 현재 20개 업체 중 4개 업체가 시험 완료 및 진행 중에 있다.

인정시험 기간 오래걸리지 않을 듯

인정시험은 전기연구원의 시험 일정이 많이 밀려 있어 다소 지체되는 경우는 생기겠지만 시험 기간은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 재설계 또는 신규개발시 전체시험항목을, 차단부만 설계변경시에는 차단부에 해당하는 시험항목 전체를 통과해야 하는데, 모두 특성시험 3주, 전체단락시험 5일, 단락특성 후 확인시험 1주 등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완전히 동일한 설계의 경우 차단부의 E1·E2급 시험항목만 해당돼 동일성 확인시험 2일, E2급 단락시험 2일, 확인시험 2일 등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험비용은 약 8000만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에서는 ‘중소기업기술지원시행지침’에 의해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을 촉진하고 경영안정을 도모하고자 국내외 공인기관에서 시행하는 인정시험비용의 50% 이내에서(업체별 연간 4000만원 한도) 지원하고 있다. 대상은 한전 구매규격을 근거로 국내외 공인기관에서 인정시험을 받고자 하는 중소기업으로, 지원을 원하는 중소기업은 지원신청서를 주관부서에 제출하면 된다. 이번 인정시험도 이에 해당된다.

한전은 이번 E2급 단일화로 25.8kV GIS의 제작품질 향상 및 기자재 품질결함으로 인한 정전고장 최소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뷰> 한전 오창수 송변전품질팀장

“자발적 리콜시 인센티브 줄 예정”

E2급 단일화는 실패비용 최소화 방안
불합격 제품 재신청시 절차 강화할 것

“예방비용이 1원이면, 평가비용은 10원 정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실패비용은 100원이 들어가게 됩니다. 즉 1원만 투자하면 100원을 줄일 수 있는데 그 1원을 불필요하게 느껴 투자하지 않아 나중에 100원을 낭비하는 업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전 송변전운영처 오창수 송변전품질팀장은 현재 추진 중인 25.8kV GIS의 E2급 단일화가 바로 그 예방비용인 1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즉 제품 인정시험은 통과하는데, 양산시 해당 공정에 대한 스킬, 작업원의 능력, 공정에 대한 관리 툴, 검사능력 등 모든 것이 맞물려 있어야 양질의 제품이 나오는데 그중 어느 하나를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소홀히 함으로서 제품에 결함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

“E2급은 기대수명 기간 동안에 차단부의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무보수 개념으로서,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기본적인 전기적 내구성을 갖는 E1급보다 성능검증 시험방식과 절차가 엄격한 시험등급입니다. 즉 E2급으로 단일화하는 것은 사전에 철저하게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 향후 실패비용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인 것이죠.”

E2급 단일화를 통해 송변전 기자재의 신뢰성 향상 및 관리가 용이하게 되며, 25.8kV GIS 제작품질 향상 및 기자재 품질결함으로 인한 정전 발생 최소화가 기대된다고 오 팀장은 설명했다.

이러한 제작사의 재발방지 대책과는 별도로 기자재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송변전품질팀에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에 있다고 한다.

“고장다발 업체와의 송변전기가재 품질토론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인정시험 불합격 제품에 대한 재인정시험 신청시 절차를 강화해 충분한 품질확보 및 자체검증을 위한 유예기간을 설정할 예정입니다.”

또 오 팀장은 고장 다발 품목 및 당해연도 중대고장 유발품목에 한해 기자재를 임의 발췌해 인정시험의 일부에 대한 성능확인시험을 실시한 후 시험 결과가 부적합하게 나올 시 공급자 자격정지 또는 자격을 취소해 제작품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제재강화와 더불어 자체적으로 제품결함에 대해 사전신고를 한 제작사는 납품기자재 성능확인시험 대상 선정시 제외해 제작사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자발적 리콜제도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다.

“제품이 이상이 있다는 것은 그 제품을 만든 제작사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있으면서도 고장이 날 때까지 기다려 더 큰 사고로 파급되는 경우가 많고, 한전에서 요구를 해야 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발적 리콜을 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줌으로서 이러한 현상을 방지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우수제조업체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우수 송변전기자재 제작업체에 대한 감사패를 분여별(송/변전)로 선정해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어떻게 보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서 근본적인 제작 품질 향상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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