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어린시절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1미터는 됨직한 기다란 고드름을 부러지지 않게 따려고 누나 어깨에 무동을 타던 기억, 마치 그것이 아이스크림인 양 혀로 핥아먹던 기억, 칼인 양 칼싸움 하듯이 휘둘렀던 기억, 그리고는 손이 시려 안방으로 뛰어 들어가 아랫목의 이불속으로 두 손을 집어넣고 녹이던 기억 등.

그런데 몇 살까지 고드름을 보았었지? 언제부터인가 한 겨울에도 고드름을 보지 못했다. 도심의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초가집, 기와집 지붕을 보기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겨울이 안 춥게 느껴진다. 아니 안 춥다.

알프스 산맥의 어느 봉우리에서 빙하를 본적이 있다. 이 얼음이 산 아래로 내려오면서 스위스란 나라의 이곳저곳에 거대하고 멋진 폭포수 물줄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런 빙하가 70년대 이후 약 4분의 1이 녹아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이내에 산악지역의 빙하는 거의 다 녹아내릴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남극대륙과 그린란드에 있는 빙하도 녹아내린단다. 다 녹아버리면 어디까지 잠길까?

빙하가 녹는 것은 지구 온난화가 주범이란다. 왜 지구가 뜨거워질까?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2004년 10월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가 배럴당 43.74달러를 돌파했다는 것이 주요기사로 등장한지 1년이 채 안된 2005년 8월엔 65달러를 넘어 섰다고 각 언론매체마다 우려의 기사를 너나할 것 없이 실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난달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138.54달러로 14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70달러까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간 걱정이 아니다.

대체 에너지 개발에 오래전부터 분주하다. 풍력, 조력, 태양력 등···. 지구온난화, 오르기만 하는 유류값, 대체에너지로는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다. 고드름을 다시 보고 싶다. 대안은 역시 원자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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