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열린 원자력발전 30년 기념식에서는 원자력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끼친 유공자들에 대한 훈·포장 수여가 있었다.
전용갑 한수원 발전처장과 서두석 한수원 정비기획처장이 훈장을 수훈했고, 강재열 한수원 설비기술실장과 장영진 한전 기술기획처장, 박석빈 두산중공업 상무 등이 산업포장을 받았다.
또한 △조병옥 한수원 고리2발전소장 △최동관 한수원 경수로사업부장 △윤창기 한수원 노조 부위원장 △노명섭 한수원 원자력정책처장 △정일섭 한전원전연료 책임연구원 등이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김대겸 한수원 영광3발전소장 △류하칠 한수원 월성2발전소장 △신상운 한수원 유리화팀장 △장주경 한수원 울진1발전소장 △우중본 한수원 재무실장 △홍용표 삼창기업 사장 △이종진 원자력문화재단 교육문화실장 등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수훈자 중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전용갑 한수원 발전처장을 만났다.
한편, 원전 30년 기념식에는 원자력계의 세계적 거물들이 대거 방한해 세계 6위의 원자력 선진국인 한국의 위상을 짐작케 했다. 그 중 아레바 사의 레이 오뜨메르 수석부회장과 웨스팅하우스 사의 팀 콜린스 부사장을 만나 한국 원자력산업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전용갑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처장

“원자력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길”

30여년 발전분야만 매진한 ‘외골수’


안전 우선으로 원칙·프로세스 강조

“원자력발전 도입 결정 이후 많은 선배님들이 터전을 만들어주고, 정착 시켜준 덕분에 부족한 제가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교차될 뿐입니다.”

원자력발전 30년을 기념하는 9일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한 전용갑 한수원 발전처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가 잘해서 받은 것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어렵게 말을 시작했다.

전용갑 발전처장은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봐’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이 인터뷰도 몇 번의 사양 끝에 ‘절대 공적을 과장하지 않겠다’는 기자의 약속 끝에 어렵게 이뤄졌다.

전용갑 처장은 1979년 한전에 입사한 이래 29년간 고리1발전소 발전부장, 발전처 발전운영실장, 고리1발전소장과 발전처장 등 원자력발전의 최일선에서 줄곧 근무해왔다.

또 1982년에는 1년동안 미국 피츠버그에 위치한 웨스팅하우스 사로 운전원 교육을 다녀오는 등 원자력발전 초창기에 발전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발전소장으로 재직 시에는 주요설비 개선과 인적실수 예방활동에 주력해 고리1,2호기 무고장 안전운전 달성을 실현해 2006년 경영평가 최우수사업소로 고리가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본사 발전처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전 안전·안정운영 종합대책 수립과 시행, 운전절차 및 지침 최적화, 사내 교육훈련 체계 전면 개선 등 원전운영과 전문기술 능력배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용갑 처장은 스스로 ‘발전 외골수’라고 말을 한다. 30여년간 발전 분야만 파고들었기에 그의 인생을 원자력발전을 제외하고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는 원자력발전은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고, 원칙과 프로세스에 의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용갑 처장은 한수원 본사 발전운영실장으로 근무시 근무자의 인적실수에 의한 정지가 연 5회 정도 발생되는 것을 인지하고, 해외 선진 원전의 ‘Human Performance Tool’을 표준기행절차서 운영-08(인적실수 예방기법 및 활용)로 개발 적용했고, 인적실수 사례를 분석해 포스터로 제작, 발전소 주요 출입구에 게시해 안전문화 의식 고취와 개선 유도로 인적실수에 의한 정지를 연 2회 정도로 크게 감소시켰다.

또한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될 경우 사고완화 조치에 필수적 대응 지침인 ‘비상운전 절차서(EOP)’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술교류회 개최를 주관, EOP 관련 국내연구 진행 현황 및 해외 신기술을 소개하는 EOP 기술정보 교류를 정례화 시켰다.

이에 더해 국내원전의 EOP 유지관리 체계 확립을 위해 사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EOP 전담팀을 구성해 해외 원전 소유자 그룹의 최신 EOP 기술기준에 따라 국내원전의 EOP를 전면 개정했고, 특히 한국표준형 원전의 경우 사내 인력을 활용해 독자적인 EOP 기술 배경서를 EOP 유지보수 기술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전용갑 처장은 30여년의 원자력발전 근무의 가장 큰 보람을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국민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자긍심”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긍심이 없었으면 4조 3교대 근무로 아이들의 얼굴도 잘 못 보는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란다.

그는 현장 출신이다 보니 발전원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음지에서 일하고 있는 발전원들의 사기를 올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발전원들의 사기진작은 곧 안전과 직결되며, 발전 안전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전용갑 처장은 또한 국민들에게 “원자력의 현실적인 면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달라”고 요청한다. 원자력은 잘못 다루면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어두운 면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원칙과 절차를 지켜 안전하게 관리하면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뜻이다.

모든 사물은 양면을 가지고 있다. 100% 안전하면서 효율적인 에너지란 존재하지 않는다. 원자력은 안전한 신재생에너지가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아니 그 후로도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그 원자력에너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격려할 것은 격려하는 자세가 아마도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우리가 가져야 할 모습일 것이며, 지금도 원자로를 지키고 있는 발전원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치하하는 일일 것이다.


레미 오뜨베르(Remy Autebert) 아레바그룹 수석부회장

“한국 원전 자랑할만한 일”

사용후 연료정책 대화와 토론 중요

“한국 원자력발전 30년의 성과는 놀라운 일이고,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다.”

9일 원자력발전 30년 심포지엄과 기념식에 참가한 레미 오뜨베르 아레바 수석부회장은 한국 원전 30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30년 만에 불모의 땅에서 20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전체 발전량의 4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들며, 기존 원전 선진국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엔지니어링과 퍼포먼스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오뜨베르 부회장은 아레바에서 30년간 원료, 엔지니어링, 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왔으며, 특히 핵연료 분야의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오뜨베르 부회장은 향후 우라늄 가격은 지속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의 높은 가격은 수요 증가분이 반영된 적정한 가격이고, 5년 전 매우 낮은 가격이 오히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반영되지 않은 가격이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또한 우라늄의 지속적 공급을 위해서는 투자가 수반돼야 하고, 그 투자를 유도하려면 일정 정도 높은 가격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용후연료 등 방폐물 관리 방식에 대해서도 프랑스의 예를 들어 조언했다. 폐기물 관리 없이 장기적 원자력발전은 있을 수 없으며, 관리의 기술적 부분은 어렵지 않지만 사회적 수용이 늘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여러 솔루션을 해당 지역 주민에게 제의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대화와 토론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아레바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며, 한국의 사용후연료 정책이 결정되면 일본에 재처리공정 기술을 이전했듯이 더욱 많은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원자력발전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제화 정도를 높여야 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노력하듯이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기업과 경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팀 콜리어(Timothy J. Collier) 웨스팅하우스 부사장

“KOPEC 민영화 관심 있다”

한수원과 협력 약정 ‘우호적’ 진행 중

웨스팅하우스는 한국 원자력발전 초창기부터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고, 현재도 그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20여년간 한국사업에 관여해 왔으며, 아시아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팀 콜리어 부사장에게는 궁금한 것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팀 콜리어 웨스팅하우스 부사장은 “지금은 원자력산업 역사 이래 최대 호황이며, 원자력발전은 비용과 온실가스 저배출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의 웨스팅하우스의 성과는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기술(KOPEC) 등 한국 기업 등의 성과도 포함돼 있다며, 한국과 웨스팅하우스의 지속적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KOPEC 민영화 정책과 관련 개인적 입장을 전제로 “관심 있게 보고 있으며, 본사 차원에서 논의될 일”이라고 밝혀 만약 KOPEC이 민영화되면 어떠한 형태로든 웨스팅하우스가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한수원과의 기술협력 약정 협상에 대해 “진행 중인 협상에 관해서는 코멘트 할 수 없으나 우호적 분위기에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콜리어 부사장은 “미국에서는 원전 한 기당 새로 창출되는 직업이 600개에 달한다”면서 “원자력은 좋은 이웃이라는 인식이 한국에도 자리 잡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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