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운동 전개로 행복한 일터 가꾸기에 한창
설비 보강 작업 철저…태풍 완벽 대비 ‘이상무’

▲ 한전 연규범 창원전력관리처장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습니다.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는 말이 있듯이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내 안에 있습니다. 밝은 마음을 지니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면 밝은 기운이 밀려와 우리의 삶을 밝게 비춰줍니다. 우리 이렇게 삽시다. 
 
- 이는 창원전력관리처 연규범 처장이 매주 월요일마다 모든 직원들에게 보내는 ‘월요편지’ 중 일부 내용이다. 연 처장은 매주 좋은 글, 밝은 글, 웃음지우는 글 등을 찾기 위해 주말에도 웹 서핑을 즐긴다고.

최근 한전 창원전력관리처 연규범 처장 인터뷰를 위해 창원을 찾았다. 그런데 사업소에 들어서는데 지난해 찾았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직원들의 얼굴에서 활력이 느껴지고, 사무실 분위기가 소위 ‘업(UP)’ 돼 있다고나 할까.

처장실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딱딱한 사각 회의탁자가 놓여 있던 자리에 부드러운 원탁 테이블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연 처장은 이렇게 답을 했다.

“탁자가 네모나니까 앉을 때 서열대로 앉게 되더라고요. 서열대로 앉게 되니 회의 분위기도 영 딱딱하고…. 그래서 원탁으로 바꿨어요. 이제는 들어오는 순서대로 아무데나 앉으면 되니 서로 눈치 보는 이도 없고…. 탁자 하나 바꿨는데, 회의가 부드러워졌어요. 그리고 회의 참석도 부장대신에 과장도 참석할 수 있도록하여 회사 돌아가는 분위기를 느끼게 했지요.”

그 뿐만이 아니란다. 간부들만 들어오던 처장실을 직원들도 수시로 방문한단다. 갓 들어온 신입사원들도 처장에게 서슴지 않고 이메일을 보내 건의도 하고, 일상적인 인사도 나눈단다.

이를 두고 “그게 뭐?”라며 반문하는 이도 있겠지만, 사실 한전의 타 사업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그런데 다름 아닌 창원전력관리처에서 만큼은 이러한 일들이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다. 대체 창원전력관리처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에 남들과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일까. 연규범 처장으로부터 그 이유를 상세히 들어봤다.

화합에는 대화가 최고

한전 연규범 처장이 창원전력관리처 수장으로 부임한지 이제 5개월. 그런데 처음에 막상 부임을 했을 당시, 활력도 없고, 서로 대화도 없는 그런 삭막한 사업소가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고 한다.

“오자마자 당장 사업소 경영방침도 ‘유머와 행복이 가득한 열린 일터’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간부뿐만 아니라 전 직원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 융합하는데 있어 ‘대화’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연 처장은 2달 동안 전 부서 전 직원을 만났다고 했다. 간부-직원이 함께 하면 서로 어려운 얘기를 못 할 것 같아 일일이 따로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재도 과장, 부장들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서류를 들고 들어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직원들과의 대화를 위한 것이라고.

“1년 동안 하고, 들을 이야기를 한 2달 만에 다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가 딱 2달이 지나면서 사업소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연 처장은 유머와 함께 회사의 주요 경영현안 및 공지사항을 이메일로 전 직원에게 발송하는 월요편지, 직원들의 생일에는 축하메일, 결혼기념일에는 축전, 매월 우수 직원을 선정해 포상하는 ‘Golden Power Prize’, 매월 1회 3개부서가 모임을 갖는 ‘Rainbow day’, 경영혁신·지식경영·봉사활동 우수자를 추첨해 포상하는 ‘Lucky day’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항상 직원들과 함께 했다.

“이는 P2P(People to People) 운동의 일환입니다. 이는 인터넷상 개인 간 파일 공유를 뜻하는 P2P(Peer to Peer)에서 착안한 것으로 상하 동료 간의 자유로운 교류와 의사소통을 이루자는 운동입니다.”

연 처장은 P2P 운동의 추진으로 조직내 원활한 교류와 의사소통으로 구성원 상호간의 이해증진을 도모하고, 모든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돼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일터가 이미 조성됐다고 자부했다.

“요즘은 월요편지를 이메일을 통해 보내면 직원들이 너무 재밌었다고, 특히 본사 돌아가는 이야기, 경영진 일정 등은 접하기 어려운데 산골까지 전해준다는 감사의 답장도 보내주거든요. 그리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좋을 글귀가 있으며 보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저는 ‘처장’이 아니라 ‘형님’이 돼 버렸더라고요. 참 다닐만한 직장이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것이 이전부터 노사관계를 풀어 가는데 있어 일가견이 있는 연 처장이었기에 이의 일환쯤으로 생각했는데, 연 처장의 의도에는 더 깊은 뜻이 들어 있었다.

“처장이 몸을 낮춰 직원들에게 다가서지 않는 한, 절대 직원들과 한 몸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내 스스로 낮추자. 그러면 반드시 직원들도 다가서려 할 것이다’라고 말이죠.”

즉 아무리 강압적으로, 또 말로만 화합을 주장한 들 본인, 특히 한 조직의 수장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 연 처장이 그만큼 몸을 낮춰 직원들과 함께 하려 했고, 이러한 모습을 전 직원들이 오해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였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안정적 전력공급은 기본

그리고 이런 연 처장의 모습을 보면 이 정도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는 것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연 처장은 활력이 많이 살아난 만큼 이제는 훌쩍 앞으로 뛸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전력관리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업무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입니다. 그런데 이를 완벽하게 이뤄내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재미와 열정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데 주력한 것도 다 이 이유 때문입니다.”

이제 직원들의 기도 살았으니 이를 바탕으로 한전 최고 사업소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연 처장의 계획이다. 우선 연 처장은 매년 불어 닥치는 태풍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20년간 한반도에 피해를 입힌 태풍의 65%가 경남지역에 상륙하고 있어 태풍에 의한 설비피해 가능성이 상존하기에 철저히 설비를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수년전부터 주요 설비에 대한 보강 작업을 펼쳐왔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태풍에 대비하여 약 34억원을 투입해 태풍취약철탑 400기를 보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연 처장은 재해에 대비하여 각종 대비책을 수립하고 모의훈련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계 부하에 대한 준비도 이 달 중이면 마무리된다고. 연 처장은 이를 위해 174억원을 투입해 주변압기 증설 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관할 구역에 위치한 발전소의 스위치야드설비를 집중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합교육도 동영상 교제를 만들어 굳이 교육장에 나오지 않더라도 쉽게 어디서나 사이버상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정전사고 예방에도 최선

“최근 발생한 대형정전사고에 대비해 창원전력관리처에서는 비상 운영체제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순회점검팀(7개팀)의 상주위치를 유인변전소에서 무인변전소로 변경해 근무지 무인변전소의 상시 감시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연 처장은 그 결과 순회 이동시간이 단축돼 고장시 신속한 복구조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별로 주거지 인근변전소를 전담시켜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 처장은 변전소 순시점검 주기를 무인의 경우 3일 1회에서 2일 1회로, 유인은 1일 4회에서 5회로 강화했으며, 고장복구 모의훈련도 월 1회에서 주 1회로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재해발생 및 전력계통 고장 대비 ‘종합대응 가이드’를 제작해 전 변전소 및 급전소 등에 비치해 활용토록 조치했다고.

“창원전력관리처에서는 평소에 ‘재난에 대비한 위기관리체계’를 확립해 어떠한 재난이 닥치더라도 위기관리를 철저히 이행해 국민들에게 불편과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리경영·경영혁신은 사업소장이 솔선수범 해야

한편 연 처장은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있어 경영혁신과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층 강화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 고객서비스 강화 등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젊은 층으로 구성된 JTL, 각 부서의 변화 관리자와 혁신실무자 등의 전위대를 조직해 최일선에서 솔선수범 하도록 했고, 지속적인 혁신 추진에 따른 직원들의 누적된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매월 1회 이벤트성 행사를 시행하여 회사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특히 윤리경영에 대한 연 처장의 생각은 남다르다. 연 처장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에 옮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윤리경영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마인드가 바탕이 돼야지만 어렵게만 받아들여지는 윤리경영이 몸에 밴다는 것. 여기에 각종 제도가 뒷받침되어 청렴한 사업장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연 처장은 말했다.

이를 위해 시공업체 및 경험고객을 대상으로 한 ‘Happy Call & Thanks Call’과, 고객불편 및 개선 요구사항 조치를 위한 ‘Clean Call’ 시행 등 청렴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윤리경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신규 협력업체와의 청렴협약을 체결한바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윤리경영은 사업소장의 솔선수범과 리더로서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 처장 스스로 많은 책임감을 갖고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맞춤형 서비스 질 향상

창원전력관리처 관내에는 창원특수강 등 23개의 154kV 직거래 고객이 있다. 이러한 직거래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Dream 팀을 구성해 고객 수전설비를 합동점검하고 있으며, 고객 요청시 설비보수작업 지원, 유지보수 요령 안내 등을 하고 있다고 연 처장은 말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직거래 고객과 대학교수 및 한전이 합동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전력설비 운영 및 진단기술 정보를 공유했으며, 수시로 직거래 고객 경영진을 부장급 이상이 방문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처리하고 전력사업을 홍보하는 등 전기품질 향상 노력은 한전만 하는 것이 아니고 고객도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직거래 고객과 한전의 실무진이 함께하는 모임도 지난 4월에 발족해 더욱 맞춤형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연 처장은 설명했다.

최우수 사업소 달성 현실로

어떻게 보면 연 처장이 창원전력관리처를 이처럼 활기 넘치는 행복한 직장으로 만든 비결은 절대 거창하지 않다.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쉬운 것부터 실천에 옮기는….

아주 단순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논리를 연 처장과 전 직원들은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랑과 이해로 뭉쳐진 화합은 쉽게 깨지지도 않을뿐더러 쉽게 깨뜨릴 수도 없다는 것. 아마 오늘도 창원전력관리처 전 직원들은 이러한 화합을 바탕으로 최우수 사업소 달성을 위해 웃으면서 힘차게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연규범 처장은 누구?

대화로 협력 이끄는 덕장

한전 연규범 창원전력관리처장은 지난 70년에 한전에 입사한 이래 37년간 송변전 업무에서 쭉 근무해 온 한전에서 내로라하는 송변전 운영 분야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특히 충청도 출신임에도 부산·경남 지역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맡아 온 터라 이 지역을 한 눈에 파악하는 지역 전문가로도 통한다.

그동안 연 처장이 펼쳐온 노력의 뒷면을 보면 역시 연 처장의 몸과 마음에 성실이라는 단어가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항상 앞을 보고 정도를 걸어왔다. 이러한 노력에 그의 적재적소에서 능력을 발휘해 시너지효과를 높여주는 아이디어가 결합돼 그가 있는 사업소는 항상 활기찬 모습이다.

아울러 그의 능력이 빛나는 분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노사 협력 분야이다. 그가 노사 관계를 풀어 가는 데는 원칙이 있다고 한다.

연 처장은 “노사 관계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서로 자기의 욕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꾸밈없이 보여주고 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러한 것 아니냐”라고 말을 한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중부산지점장 시절 한 일례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중부산지점장으로 재직시 점심시간에 식당에 내려가 보니 지점장 석이 따로 비어 있더란다. 그런데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아무도 옆에 앉지를 않았다고.

그래서 연 처장은 일부러 늦게 내려가 직원들 틈에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직원들도 차츰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됐다고. 이를 두고 연 처장은 벽은 누가 허물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허물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 처장의 이러한 사고는 노사 협력을 이끄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인위적이 아니라, 본인의 몸을 낮춤으로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내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연 처장은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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